비우는 연습

이유없이 불안이 생기는 날

아비채 2026. 2. 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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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8년 동안 쌓인 쓰레기(쓰지 않는 데 언젠가 쓰겠지 또는 아쉬움 때문에 저장해 둔) 집안 정리를 마무리 한 날이다. 10~15여 일 이상 집안 정리를 하였다. 피곤하면 중간에 쉰 날도 더러 있었다.

 

오늘은 몸도 피곤하고 뭔가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앉아 티브이, 핸드폰을 뒤적뒤적, 하지만 머리는 쉬지 않는다. 살짝살짝 불안이 올라온다. 그동안 집안 정리에 열중하느라 잊었던 내면의 찌꺼기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가라앉았던 먼지가 건드려진 것처럼 불안이라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깔끔한 정리정돈, 새로운 시작, 이 공간에 무엇이 들어올까?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불안과 걱정, 승인해 둔 서너 개의 일에 대한 걱정, 멀리 가야 하는데 그날 눈이 오면 어쩌지? 등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는 늘 나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편이다. 충전도 되겠지만 느낌은 방전이 훨씬 많다. 나이가 들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인 나는 만남의 횟수가 매우 적다. 개인적으로 선택한 방향이고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주변의 기대와 욕구에 맞추지 못하다 보니 이런 면들이 타인에게 섭섭함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 생각이 마음에 걸려든다.

 

차는 최근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충전 a/s를 받았다. 주로 세워두는 시간이 많고 겨울이라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수리기사분은 차량 블랙박스를 꺼두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날에 시동이 안 걸리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따라온다.

 

생각과 감정은 날씨와 비슷하다. 개었다, 맑았다. 흐렸다. 어두웠다 한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흐리고 어두워진다. 푹 자고 나면 또 개운하게 맑아지기도 한다. 체력은 곧 컨디션이라고 생각한다. 몸의 에너지가 좋을 때 감정과 생각도 맑다. 그렇게 상황에 따라 늘 흘러가는 게 생각과 감정인 것 같다. 그러다 낮잠을 잤다.

 

내일은 미뤄두었던 차량 배터리를 교체해야겠다. 이제 12월부터 하려고 했던 집안 정리도 마쳤으니 홀가분함을 잠시 누리고 싶다. 그러나 그 마음은 아쉬움 속으로 보낸다. 내일은 내일의 현실인 일상이 나를 부르므로... 그래서 감사한 나날인 것 같다. 내가 몸을 움직여야 할 일이 있으니...

 

정리정돈된 공간, 비워진 공간처럼 마음에도 여유를 두고 싶다. 비움에서 여유가 온다는 것을...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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