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과정은 찬찬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스스로 내면 탐색 작업을 하였다.
첫 번째로 깨달은 것은
내가 공부를 통해서 자신과 그리고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내향적인 편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는 편이 아니다.
혼자 있을 때 방전된 에너지가 충전이 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방전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만남, 시간을 보내기 위한 만남, 심리게임을 하는 만남, 서로 이기고 지는 겨루기 만남 등
마음에 갈등이 생기고 부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모임은 더욱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과의 교류는 주제가 있은 모임으로 공부, 강좌, 그리고 취미활동을 통한 만남을 선호한다.
그렇게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 하나를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평소 '이 나이에 내가 왜 공부를 하지?', '시간과 자원을 왜 공부에 투자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알게 된 것은
'내가 부질없는 기대를 하고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내 주위, 특히 배우자에 대해서 부질없는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특히 신념이나 가치관은 변화하기 어렵다.
남편은 매우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원가족 중심의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정서적으로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보다. 아들 역할에 더 중점을 두고,
가정보다는 개인적 활동과 사회적 관계에 에너지를 쓴다.
그게 당연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결혼 후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은
현재 가정에 에너지를 쓰지 않는 면이었다.
또 하나 원가족 중심의 깊고 깊은 뿌리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심리공부를 하면서 그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집안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고 그 문화 안에서 성장하게 된다.
그렇게 보고 배워 체화된 면은 변화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배우자의 입장에선 아내인 내가 이해가 안 되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가족문화 안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패턴이 된 신념이나 가치관은 부부갈등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이런 면들을 알았다 하더라도 내가 하루아침에 확 바뀌지는 않았다.
나의 패턴도 그만큼 견고하고 강력하기 때문에 비슷한 기대와 행동들을 반복한다.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나를 만난다.
기대가 무너져도 상황에 휘둘려 무너지지 않고,
실망을 해도 잠시 힘들지만 머지않아 균형과 중심을 찾는다.
내가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부질없는 기대는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공부가 알려주었다.
'비우는 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정욕구에 대하여 (4) | 2025.01.25 |
---|---|
한 줄 징비록 ① (8) | 2025.01.23 |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듯, 숫타니파타 (3) | 2025.01.15 |
스트레스, 나의 그림자 (4) | 2025.01.12 |
잔재들 (2) | 2025.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