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이별 이야기가 있다.
'삶이 흐르는 대로'
부제 :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행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말기 암이나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방문하여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젊은 간호사이다.
병원에 있기보다 가정에서 마지막을 보내는 환자를 돌보며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다.
죽음과 영혼, 환생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보이지 않으니 알 수 없고
경험하지 못하니 알 수 없는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내용들을 여럿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직접 경험한 것을 케이스 별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한동안 집중이 잘 안 되고, 마음이 분주하여 사놓은 책들을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집중이 잘 되고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다.

다른 책들과 공통된 것 중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죽음 직전의 환자들은
먼저 죽음을 맞이 한 가족들이 찾아오고 그들과 만난다는 것이다.
그들을 볼 수 있고 대화를 나눈다.
형제가 오기도 하고, 먼저 간 딸이 오기도 하고, 먼저 간 남편이 와서 데려가기도 한다.
죽음 직전의 환자들은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보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을 데리러 왔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돌보고 있는 가족들은 이해를 못 하고 환자의 상태에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이는 자연스럽고 흔한 현상이다.
전문 용어로 '채널링'이라고 한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넘어갈 때 그 중간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 세계에서 연결자가 채널링이다.
실제로 아는 케이스 중 죽기 몇 달 전 산책을 나갔다 와서는 배우자에게 말하길
'선녀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는 모습을 봤다'라고 '세 번쯤 이야기하더라'라고 했다.
그분은 그런 일이 있고 세 달 후 돌아가셨다. 채널링을 만난 것이었다.
두 번째는 회광반조(廻光返照)이다.
임종 전에 일시적으로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력을 회복하니 병세가 호전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회광반조는 죽음이 곧 온다는 뜻이다.
반려견이 발병 후 길어야 한두 달이라고 진단을 받았었다.
그러 던 어느 날 반려견이 생기를 찾고 활기차게 평소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고
항암약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이제 낫나 보다. 마음을 놓았었다.
그동안 아픈 반려견에 매어 있었으므로 못다 한 일들을 하려고 낮 동안 혼자 둔 적이 있었는데
이 현상이 회광반조였다는 것을 죽음 이후에 알게 되었다.
며칠 후 병원에서 항암약을 먹이고 온 날 저녁 갑자기 구토를 하여 급히 병원으로 다시 갔고
응급실을 들어간 직후에 숨을 멈추었다.
응급실로 보내지 말걸, 그리 곧 갈 줄 알았으면 품에서 보낼 것을...
그때를 생각하면 한나절이지만 혼자 두었다는 게, 응급실에서 혼자 가게 했다는 게 마음 아프다.

해들리 블라호스는 호스피스 간호사로
대학 1학년 때 아이가 생겨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9년 차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로
마음이 따뜻하고 자신의 일에 헌신적이며,
호스피스 간호사를 운명,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모습이 드러나는 글로 잔잔하게 감동적이다.
죽음이 임박하면 사람은 모두 한결같이 같은 걸 원했다.
그건 바로 관심과 위로 그리고 유대감이었다./ 페이지 146
[책, 삶이 흐르는 대로 중에서]
누구나 간다. 그 시기를 모를 뿐,
대부분은 잊고 한없이 살 것처럼 착각하며 사는 삶이기도 하다.
다잉을 생각해 본다면 웰빙의 방향성을 점검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서리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통과 행복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일상 (31) | 2025.02.25 |
---|---|
슬픈 이야기 ② 마지막에 듣고 싶은 것 (20) | 2025.02.21 |
'빨강 머리 앤'의 메시지 (32) | 2025.02.18 |
나는 반딧불 : 황가람 (20) | 2025.02.14 |
한계란? ③ 성격의 한계 (32) | 2025.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