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공간

나이 들면서

아비채 2025. 2. 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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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들면서 전에 없던 불편함들이 생겨난다.

그것은 불편하다고 느끼는 나의 생각에서 온다.

첫째 4주에 한 번 해야 하는 흰머리 염색이고

눈이 좋아서 학창 시절에는 안경 낀 친구를 부러워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돋보기안경이 필수가 되었다.

무언가 하려고 하면 돋보기안경을 찾는 게 필수 코스가 되었다.

때론 어디 두었는지 헤매며 찾기도 하는 일상...

인생 후반기 나의 짝꿍, 안경



자주 염색하는 것이 매우 번거롭고 불편할 때

염색시간을 놓쳐 정수리에 흰머리를 달고 외출할 경우는

젊은 날 검은 머리를 아쉬워한다.

그때는 검은 머리가 당연하였는데, 이제는 흰머리가 당연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 모임에서 나이 들면서 이런 점이 불편하다고 호소하였더니

"감사한 거예요."라는 말을 한다. "감사한 거라고요?" 내가 이해를 못 해서 되물었다.

 

자신도 처음 염색하는 날 울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리가 빠지고 머리숱이 점점 적어지면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염색은 다소 불편할 뿐이지만,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니 어찌할 수가 없단다.

두피케어도 받고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염색만 하면 되는 흰머리 정도는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든단다.

"빠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고마워해야겠네요." 그렇단다.

그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머리가 빠지면서부터 느끼게 되었단다.

"그 자리에 있어주어서 고마워! 하면서 염색해야겠다."

"그럼요." 하면서 웃었다.

만남의 시간

 

흰머리는 염색하면 되지만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단다

 

서로 만나 수다도 떨 일이다.

경험이 다르니 생각과 느낌이 다르다.

그 다름을 서로 나누니

소소하지만 조금 더 넓게 볼 수 있는, 웃음이 있는 만남이 되었다.

 

노안이 오는 것도 불편함 중에 하나이지만

돋보기가 있어 도움이 되니 다행한 일이다.

노안에 돋보기를 껴야 하고, 비문증도 있지만 잘 관리하면서 다독이며 써야겠다.

 

나이가 더 들면 손에 돋보기를 들고 책을 봐야 할까?

이런 생각도 해 보면서...

 

 

생로병사 生老病死

사람이 반드시 겪는 네 가지 큰 고통이라지만

생각에 따라서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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